역대 최대 규모 속 협동 인디·로그라이트·생존 크래프팅 장르가 상위권 석권
밸브(Valve)의 스팀 넥스트 페스트(Steam Next Fest) 2026년 2월 에디션이 지난 3월 2일(현지 시간) 막을 내렸다. 2월 23일부터 일주일간 진행된 이번 행사는 역대 최다인 3,500개 이상의 데모가 참가하며 사실상 인디게임 개발자들의 최대 데뷔 무대로 자리를 굳혔다. 참가 규모는 1년 전인 2025년 2월 대비 51% 급증했으며, 직전 행사인 2025년 10월보다도 19% 늘었다.
게임 디스커버리 분석 기업 GameDiscoverCo의 사이먼 카를리스(Simon Carless)는 이번 행사 데이터를 상세히 분석하며 “3,500개가 넘는 게임이 경쟁하는 현실 속에서 관심의 분산은 피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렇다면 수천 개의 인디 게임 중 이번 행사에서 실제로 빛을 발한 타이틀은 무엇이었을까.

인디게임 강자들, 상위권에 대거 포진
행사의 주최 측인 밸브가 공식 발표한 유니크 플레이어 수 기준 최다 플레이 데모 Top 10에서, 번지(Bungie)의 대형 타이틀 마라톤(Marathon)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은 인디 및 소형 스튜디오 작품들이 차지했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뱀파이어 서바이버스(Vampire Survivors)’로 유명한 개발사 Poncle의 신작 Vampire Crawlers(4위)다. 뱀파이어 서바이버스 세계관을 이어받아 1인칭 던전 탐험에 카드 덱 빌딩과 로그라이트를 결합한 이 게임은 기존 팬덤의 두터운 지지를 발판으로 단번에 상위권에 진입했다.
이번 행사의 진정한 신데렐라는 Windrose(최종 3위)였다. ‘Windrose Crew’라는 신생 스튜디오의 첫 상업 타이틀임에도 불구하고, 해적 시대를 배경으로 육지와 바다를 오가며 전투·제작·생존을 즐기는 오픈월드 PvE 크래프팅 어드벤처라는 콘셉트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넥스트 페스트 개막 전부터 최다 플레이 데모 1위를 달리다가 막판에 Burglin’ Gnomes에 역전됐지만, 데모 최고 동시접속자(CCU) 22,388명을 기록하며 행사 내내 10,000명 이상의 일일 동접을 유지했다. 더 놀라운 것은 Steam 위시리스트다. 넥스트 페스트 기간 동안 100만 위시리스트를 돌파하며 인디 데뷔작으로는 이례적인 성과를 거뒀다.
협동 인디게임들의 약진도 돋보였다. Burglin’ Gnomes(2위)는 집에 잠입해 혼란을 일으키는 gnome(작은 인간형 종족)들을 조종하는 혼돈의 협동 게임으로, 입소문을 타며 상위권에 올랐다. 로봇 카우보이를 소재로 한 협동 슈터 Far Far West(5위)와 존 카펜터 감독이 이름을 건 좀비풍 협동 슈터 John Carpenter’s Toxic Commando(8위)도 멀티플레이 인디의 인기를 입증했다. 해적 시대를 배경으로 한 생존 어드벤처 Windrose(3위) 역시 전작 Crosswind에서 이름을 바꿔 재등장, 데모 최고 동시접속자(CCU) 22,000명을 기록하며 관심을 끌었다.
위시리스트 급증 인디들… 장르 다양성 눈길
공식 플레이 순위 외에 GameDiscoverCo가 집계한 위시리스트 증가량 기준 상위권에도 개성 넘치는 인디 타이틀들이 이름을 올렸다. 행사 기간 동안 최소 13개 게임이 위시리스트 5만 건 이상을 추가했으며, 그 면면이 다채롭다.
Darkhaven(7위)은 디아블로 스타일의 오픈월드 ARPG로 인디 특유의 높은 완성도로 주목받았고, Data Center(8위)는 나만의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는 자동화 시뮬레이션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매니아층을 공략했다. 비행선 생존 게임 Guardians Of The Wild Sky(9위)와 몬스터 테이머와 슈터를 결합한 Voiding Bound(10위)도 각자의 개성으로 5만 건 이상의 위시리스트를 추가하는 데 성공했다.
디스코 엘리시움의 정신적 후계작을 표방한 스파이 서사 RPG Zero Parades: For Dead Spies(22위) 또한 팬들의 열렬한 반응을 얻으며 위시리스트 순위 22위에 올랐다.
주목받은 개성파 인디게임들
공식 순위권 밖에서 독특한 아이디어로 게이머들의 입소문을 탄 인디게임들도 여럿 있었다.
진화형 생존 로그라이트 Everything Is Crab은 “스포어(Spore) + 현대 로그라이트”라는 콘셉트로 CCU 2,600명을 기록하며 사이먼 카를리스가 “이번 넥스트 페스트에서 가장 이름이 마음에 든 게임”으로 꼽기도 했다. 손으로 그린 2D 그래픽으로 노신사가 지팡이를 갈고리 삼아 날아다니는 플랫포머 The Eternal Life of Goldman, 고대 로마 문명을 재건하는 협동 픽셀 아트 생존 크래프팅 게임 Romestead, 재규어 얼라이언스(Jagged Alliance) 스타일의 턴제 전술 게임 Warhounds도 각자의 개성으로 인디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인디 개발자의 주력 엔진은 Unity… Godot 꾸준한 상승세
이번 넥스트 페스트 3,500개 데모의 게임 엔진 분포를 보면 인디게임 생태계의 현주소가 드러난다. GameDiscoverCo 분석 결과, Unity가 52.2%로 압도적인 1위를 지켰고, Unreal 17.9%, Godot 9.0% 순이었다. Unity와 Godot의 비중이 전체 스팀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대형 예산 없이 개발에 나서는 소규모 인디 스튜디오들이 넥스트 페스트의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오픈소스 엔진 Godot는 꾸준히 점유율을 높이는 추세가 이번에도 확인됐다.
“사전 관심이 있어야 빛난다”… 인디 개발자에게 커지는 과제
행사 규모의 팽창이 오히려 개별 인디게임에는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GameDiscoverCo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서 상위 5% 게임이 얻은 Steam 팔로워 증가는 약 350명(위시리스트 약 7,000건 추정)으로, 1년 전 같은 구간의 약 520명(위시리스트 약 1만 건 추정)에서 하락했다. 중앙값 게임의 경우 팔로워 11명, 위시리스트 약 200건 추가에 그쳤다.
사이먼 카를리스는 “이미 관심을 받은 게임들이 넥스트 페스트를 발판으로 더욱 성장하는 반면, ‘아무도 몰랐던 게임의 깜짝 히트’는 점점 보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넥스트 페스트 이전부터 SNS, 트레일러, 커뮤니티를 통한 사전 홍보가 인디 개발자에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셈이다.
다음 넥스트 페스트는 2026년 6월
스팀 넥스트 페스트는 연간 세 차례(2월·6월·10월) 개최된다. 다음 행사는 2026년 6월로 예정돼 있다. 인디 개발자라면 지금부터 데모 완성도와 함께 위시리스트를 쌓는 사전 마케팅 전략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스팀 넥스트 페스트 2026년 2월 인디 게임 주요 지표
| 항목 | 내용 |
|---|---|
| 행사 기간 | 2026년 2월 23일 ~ 3월 2일 (현지시간) |
| 전체 참가 데모 수 | 3,500개 이상 (역대 최다, 전년비 +51%) |
| 인디 주요 엔진 | Unity 52.2% / Unreal 17.9% / Godot 9.0% |
| 위시리스트 5만 건 이상 게임 | 최소 13개 |
| 상위 5% 평균 위시리스트 증가 | 약 7,000건 (전년 약 1만 건에서 감소) |
| 중앙값 게임 위시리스트 증가 | 약 200건 |
| 인디 최고 CCU | Windrose 22,388명 (마라톤 제외) |
| Windrose 위시리스트 | 넥스트 페스트 기간 중 100만 건 돌파 |
| 다음 행사 | 2026년 6월 예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