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발사: 나인서클
* 플랫폼: PC (Steam)
* 출시 예정: 2026년 2분기
* 장르: 정통 RPG
1998년 3월, ‘창세기전 외전: 서풍의 광시곡’은 한국 게임 역사에서 특별한 위치를 자리매김한 작품이었다. 창세전쟁 50년 후를 배경으로 시라노 번스타인의 복수극을 그린 이 게임은 당시로써는 높은 그래픽 수준과 고딕한 18세기 유럽 분위기, 완성도 높은 서사로 게이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다만, 당시 인터넷과 PC방 문화로 인해 등장한 ‘스타크래프트’의 열풍, ‘리니지’, ‘바람의 나라’와 같은 온라인게임의 등장에 밀려 대중적인 열풍까지는 일으키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5만 장이라는 수치가 말해주듯 PC 패키지 게임으로는 매우 준수한 판매고를 올리며 일본에도 수출되었던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그로부터 27년이 지난 지금, 원작 개발진이 중심이 된 독립 게임 스튜디오 나인서클은 리마스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특히 원작의 디렉터이자 메인 프로그래머를 맡았던 전 소프트맥스 조영기 CTO가 직접 참여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리마스터가 아닌, 원작의 정체성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이들의 손길이 닿은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원작의 감성과 현재의 편의성을 버무린 수작이 될 것인가?
개발사인 나인서클은 리마스터의 핵심을 ‘원작의 감성과 서사를 유지하면서’ 현대 게이머들이 불편함 없이 플레이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이라고 밝히며 아래와 같은 개선 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그래픽 및 화면 개선
- HD 해상도 지원 및 화질 개선: 원작의 고딕한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 현대적 해상도로 재구성
- 16:9 와이드 스크린 대응: 현대 모니터 환경에 최적화


음성 및 사운드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미어캣게임즈와 협업하여 주요 이벤트에 성우 음성을 추가한다. 원작에는 없던 보이스 더빙이 캐릭터들에게 생명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성 개선
- 캐릭터 이동 속도 향상: 답답했던 이동 속도 개선
- 전투 인카운트율 조정: 과도한 랜덤 인카운터 빈도 조절
- 전투 중 이동 취소 기능: 실수로 이동한 경우 되돌리기 가능
- 미니맵 추가: 던전 탐색의 편의성 향상
편의 기능 강화
- 인카운트 무시 옵션
- 자동전투 시스템
- 전투 배속 조절
- 무기 내구도 무시 옵션
- 경험치 및 재화 획득 배수 조정
- 키보드 및 게임패드 조작 지원

이러한 옵션들은 하드코어 유저와 라이트 유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유연한 난이도 조절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작의 도전적인 난이도를 즐기고 싶은 게이머는 옵션을 끄고, 스토리 중심으로 즐기고 싶은 게이머는 편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될 전망이다.
창세기전 시리즈 원작자 참여, 스토리텔링 요소 강화
창세기전 시리즈 원작자이자 창세기전 모바일의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가 대본 및 설정 검토, 수정 작업에 참여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단순히 그래픽과 시스템만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IP 전체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스토리 전달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창세기전 2의 흑태자와 이올린, 라시드의 이야기를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게이머라면, 서풍의 광시곡에서 클라우제비츠와 시라노의 관계가 전작과 어떻게 수미상응하는지 더욱 감동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복수와 용서’라는 주제는 여전히 현대적인 울림을 가지고 있으며, 리마스터를 통해 새로운 세대에게도 그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개발사가 풀어야할 숙제들, 그럼에도 기대되는 이유
리마스터 프로젝트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원작은 뛰어난 스토리와 그래픽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어빌리티에서 비판을 받았던 작품이다. 과도한 랜덤 인카운터, 답답한 이동 속도, 불친절한 UI 등이 게임의 흐름을 방해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나인서클이 제시한 개선안들이 이러한 문제를 얼마나 해결할 수 있을지가 요즘, 그리고 과거의 게이머들로부터 인정받는 성공의 중요한 열쇠가 되지 않을까 싶다.
또한 최근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의 실패 사례는 단순히 그래픽을 업그레이드하고 시스템을 손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교훈을 남겼다. 원작의 정체성을 얼마나 잘 보존하면서도 현대 게이머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풍의 광시곡 리마스터는 여러 면에서 기대할 만한 프로젝트다.
첫째, 원작 개발진이 직접 참여한다는 점이다. 조영기 CTO를 비롯한 원작자들이 프로젝트에 관여함으로써, 단순한 외주 리마스터가 아닌 창작자의 의도가 살아있는 작품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독립 스튜디오 특유의 자유로움이다. 대형 퍼블리셔의 압박 없이 팬들의 피드백을 직접 수렴하며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팬들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도 신뢰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현실적인 목표 설정이다. 리메이크가 아닌 리마스터로 방향을 잡음으로써, 개발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원작의 감성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 스탠드 얼론 패키지 형태로 출시되며 추가 과금이 없다는 점도 팬들의 우려를 덜어낸다.
세기말 향수를 자극하는 게이머들의 폭발적인 반응
12월 1일 시작된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은 오픈 14시간 만에 목표 금액을 달성하며, 하루 만에 136%를 기록했다. 1,000명 이상의 후원자가 24시간 내에 참여했고, 텀블벅 인기 프로젝트 1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27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살아있는 ‘창세기전’ 팬덤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반응은 단순한 향수가 아니다. 리메이크작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이 기대에 못 미친 평가를 받으면서, 팬들은 원작의 감성을 제대로 살린 작품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나인서클의 리마스터는 바로 그 간극을 메울 수 있는 프로젝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창세기전 외전: 서풍의 광시곡 리마스터’는 단순히 옛 게임을 다시 꺼내는 향수 팔이가 아니다. 27년 전 완성하지 못했던 시라노의 여정을 현대의 기술과 감각으로 제대로 완성하겠다는 약속이다.
게임의 전반을 담당하고 있는 김현수 디렉터는 펀딩 성공에 감사하며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완성도 높은 리마스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2026년 2분기, Steam을 통해 만날 서풍의 광시곡 리마스터가 과연 27년간 기다려온 팬들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복수와 용서, 운명과 선택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룬 이 작품이 현대 게이머들에게도 여전히 울림을 줄 수 있을까? 나인서클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평점 (기대도): ★★★★☆ (4/5)
발매일: 2026년 2분기 예정
플랫폼: PC (Steam, 향후 콘솔 가능성 있음)
텀블벅: https://tumblbug.com/the_rhapsody_of_zephyr

프로젝트 팀 소개
나인서클
나인서클은 소프트맥스의 창립 멤버와, 소프트맥스의 마지막을 지킨 사람이 함께 하고 있는 독립 게임 개발 스튜디오입니다. 하지만 아쉬움으로 남는 것은, 한때는 찬란했던, 우리의 손을 거쳐간 유산이 희미해져 가는 것을 지켜볼수 밖에 없었던 안타까움이었습니다.
더 늦기 전에(그리고 더 늙기 전에),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서 다시 완성해 빛나게 하고 싶다는 열망.
그 아쉬움을 채우기 위해, 게임 개발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창세기전 외전’ 리마스터링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기획 – 김현수
- 소프트맥스 모니터 요원 1기
- 주요 참여작품
- 창세기전 시리즈 : 베타 테스터, QA/CS
- 마그나카르타 (PC), 마그나카르타2 (XBOX360)
- 테일즈위버 (PC MMO)
- 아이엔젤, 이너월드, 트레인크래셔 (MOBILE)
- 주사위의 잔영 for kakao (MOBILE)
개발 – 조영기
- 소프트맥스 창립 멤버
- 창세기전 외전 : <서풍의 광시곡> 원작 (1998) 프로듀서, 디렉터, 메인 프로그래머
- 주요 참여작품
- 창세기전, 마그나카르타 시리즈
- 4LEAF (ONLINE)
- 던전파이터 라이브 (XBOX360), 이너월드, 트레인크래셔 (MOBILE)
- 주사위의 잔영 for kakao (MOBI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