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팀 성공 이후 과제는 유통과 결제 인프라… 엑솔라 ‘리셀러 프로그램’이 제시한 새로운 해법
▶ 현지 법인 설립과 결제 인프라의 장벽… 글로벌 리셀러 네트워크가 인디게임 유통 구조 바꿀까
글로벌 게임 커머스 기업 엑솔라(Xsolla)가 3월 5일(현지시간) ‘엑솔라 리셀러 프로그램(Xsolla Reseller Program)’을 공식 발표했다.
표면적으로는 하나의 유통 솔루션 발표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이 겨냥한 문제는 단순한 결제 인프라가 아니다. 스팀 이후의 시장, 특히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같은 현지 기반 시장에서 인디게임이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이 될 수도 있다.
프로그램은 별도의 현지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아도 검증된 지역 유통 파트너와 연결해 신규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설계된 솔루션이다. 스팀을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한국 인디 개발사들에게도 의미 있는 변화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K-인디의 약진, 그러나 아직 열리지 않은 문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인디게임은 분명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가 한국 인디게임 최초로 누적 판매량 200만 장을 돌파했고, 원더포션의 산나비가 스팀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으며 100만 장 이상을 판매했다. 리자드 스무디의 셰이프 오브 드림즈는 출시 2주 만에 50만 장 판매라는 성과를 냈다.
국내에서도 인디게임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2025년 인디크래프트에는 292개 작품이 지원하며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고, GXG 페스티벌에는 약 3만 8천 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지금까지의 성공은 대부분 스팀 중심의 글로벌 디지털 유통 구조 위에서 이루어졌다. 스팀이라는 단일 플랫폼에서 성공하면 글로벌 시장 전체에서 통할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특히 동남아시아는 한국 인디 개발사들이 진출을 원하지만 넘기 어려운 장벽이 존재하는 시장이다.
이들 지역은 여전히 현금 결제 비중이 높고, 편의점·통신사 포인트·지역 선불카드 등 오프라인 기반 결제 수단이 게임 구매의 핵심 경로로 자리잡고 있다. 글로벌 카드 결제 중심의 인프라만으로는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게이머층이 두텁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현지 유통 파트너 발굴, 법인 설립, 세무 대응까지 고려하면 진입 비용과 시간은 급격히 올라간다. 대형 퍼블리셔가 아닌 인디 개발사들에게는 이러한 과정 자체가 사실상 높은 진입 장벽에 가깝다.
엑솔라가 건드린 진짜 문제와 대안
엑솔라의 크리스 휴이시(Chris Hewish) 사장은 “대부분의 게임 개발사는 글로벌 규모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유사한 문제에 직면한다. 현지 인프라를 독자적으로 구축하는 것은 느리고 비용이 많이 들며 운영적도 복잡하다”고 문제를 제시했다.
엑솔라 리셀러 프로그램은 이 지점을 겨냥한 대안책이다. 프로그램은 개발사와 검증된 현지 리셀러를 하나의 중앙화된 플랫폼으로 연결하며, 파트너 온보딩, 법규 준수, 사기 방지, 고객 지원을 처리한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현지 법인을 설립하거나 직접 파트너를 발굴할 필요없이, 이미 검증된 파트너 네트워크를 통해 게임을 유통할 수 있는 경로가 생기는 셈이다.
핵심 기능은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어떤 제품을 어느 지역의 어떤 파트너를 통해 판매할지를 개발사가 직접 설정하는 SKU 가용성 제어, 사업체 검증·재무 확인·거래 모니터링을 거친 리셀러 검증 및 승인 절차, 지역별 키 잠금으로 차익 거래와 가격 남용을 막는 지오펜싱 키 배포 및 사기 방지, 150개국 이상의 세금 처리를 자동화하는 글로벌 정산 인프라, 리셀러 활동·지역별 트렌드·채널 효과를 한눈에 파악하는 통합 분석 대시보드가 그것이다.
요약하면 개발사는 게임만 만들고, 유통 인프라는 플랫폼이 맡는다는 구조다.
동남아를 시작으로… 한국 개발사가 주목해야 할 이유
프로그램은 동남아시아와 중남미(LATAM)를 우선 대상으로 출발하며, 2026년 내 중동·북아프리카 등 추가 지역으로 순차 확대될 예정이다. 동남아시아는 최근 글로벌 게임 기업들이 가장 주목하는 신흥 시장 중 하나다.
엑솔라가 같은 주에 베트남 호치민시 기반 퍼블리셔 웨탭스 코퍼레이션(Wetaps Corporation)을 인수하고 베트남 게임 분야 최초의 공식 가맹 판매자(MoR) 서비스를 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베트남만 해도 70억 건 이상의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한국 인디게임 업계가 마주한 ‘두 번째 장벽’
한국 인디게임 산업은 지금 첫 번째 장벽을 넘어 개발력과 창의력으로 스팀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를 확보하는 단계로 접어 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두 번째 장벽이 등장했다.
바로 “스팀 이후에 어디서 돈을 벌 것인가?”에 대한 해결책이다.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도 인디 전시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문화체육관광부는 2024~2028년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에서 연평균 5% 성장을 목표로 다양하고 창의적인 인디게임 지원책을 내세웠다.
하지만 국내 지원 프로그램의 대부분은 개발 단계에 집중돼 있다. 해외 유통 파트너 발굴과 현지 결제 인프라 구축은 여전히 개발사가 직접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남아 있다.
엑솔라 리셀러 프로그램이 의미 있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결제 솔루션이 아니라 글로벌 유통 구조의 공백을 메우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네오위즈와 스마일게이트, 크래프톤 등이 개척한 대중소 기업간 상생 모델이 2026년에도 더욱 확대되어 더 많은 K-인디 개발사들이 글로벌 성공작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성공한 게임조차도 여전히 스팀 중심 수익 구조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엑솔라 리셀러 프로그램과 같은 글로벌 유통 인프라가 등장한 것은 이제 한국 인디게임 산업이 ‘스팀 이후의 시장’을 고민해야할 단계에 들어섰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쩌면 누구나 생각하고 있는 답일 수도 있겠지만, 그 다음 무대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을 수도 있다.
“바로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거듭날 지도 모를 동남아시아 시장이다.”
엑솔라 리셀러 프로그램 얼리 액세스는 xsolla.pro/Reseller-Program에서 신청할 수 있다. 추가 정보는 엑솔라 공식 홈페이지(xsolla.com)와 2026년 3월 릴리즈 노트(xsolla.com/release-notes/march-2026)를 확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