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 그리고 K-인디게임을 산업계의 양대 축으로 육성하는 변화된 정책 수립 필요
- 스토브인디의 안정된 운영 노하우가 돋보였던 <인디쇼케이스>
- 시상과 전시 외 교류를 통한 발전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인디 행사의 본질
- 인디를 위한 지스타조직위의 진정성 있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
- 인디를 메인 무대로, 지스타를 통한 K인디 게임에 대한 글로벌 주목도 또한 반드시 함께 높여야
약 2만여명의 방문객, 지스타 조직위원회가 밝힌 인디쇼케이스 관련 실적입니다. 4일 간 일반 방문객과 BTB 바이어를 포함한 2만이라는 방문객 수는 언듯보면 꽤 많은 숫자로도 보여질 수 있겠지만 약 20만명이라는 전체 방문객 숫자에 비하면 10% 정도에 그치는 비율입니다. 그마저도 등록과 체크를 별도로 하지 않았던 인디쇼케이스의 특성상 이 숫자는 운영 측 추정 숫자이거나 메인 제1전시관에 비해 멀리 떨어져있었던 제2전시장 특성상 제2전시장 1층 전체 입장객 수를 집계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BIC 공동관 대신 인디쇼케이스 독자 구축한 지스타 2023
지스타 조직위는 올해부터 BIC와의 공동관 구성 대신 독자적인 인디쇼케이스관을 구축했습니다. 지난 8월 25일부터 지스타와 같은 장소인 벡스코에서 3일간 개최된 BIC Festival은 여전히 내실있는 운영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행사를 치뤄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부산역과 인접한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대신 벡스코로 행사장을 변경하면서 지스타(=벡스코)의 규모와 직접적으로 비교될 수 밖에 없는 약점도 노출한 바 있습니다.
BIC Festival의 확장 및 주변 인프라 등을 고려한 BIC Festival의 벡스코 선택도 충분히 납득이 되지만, 8월과 11월 짧은 기간 동안 동일 장소인 벡스코에서 행사를 참가해야만 하는 인디들의 부담(?)과 벡스코가 가지는 물리적 상징성 등을 고려한 지스타조직위의 고민과 그에 따른 판단이 있었을 것입니다.
스토브인디의 안정된 운영 노하우가 돋보였던 <인디쇼케이스>
이번 지스타 인디쇼케이스에 스토브인디의 여러 전문 운영 인력이 함께 참여하면서 스토브인디의 그간 행사 및 부스 관련 온오프라인 운영 노하우가 행사에 더해진 부분은 충분히 칭찬할만합니다. 인디를 향한 스토브인디의 꾸준한 노력과 진심은 이번 지스타 2023에서도 분명히 이어지고 있다고 믿습니다.
시상과 전시 외 교류를 통한 발전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인디 행사의 본질
지스타 조직위가 이번 인디쇼케이스를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인디 게임을 선정 및 시상하고 유저들에게 홍보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면 올해 <인디쇼케이스>는 브랜딩 측면에서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제2전시장 구석에 배치한 홀대(?)는 둘째치더라도 K-인디게임에 대한 상징성과 모객을 이뤄낼 수 있는 다양한 유도 혹은 외부 배너 나아가 인디게임개발자들간의 교류를 위한 최소한의 오프라인 이벤트 무엇보다 인디쇼케이스 안에서만이라도 단순 전시를 넘어 참가자들끼리 교류하고 즐길 수 있는 이벤트가 함께 준비되었어야 합니다.
메이저 게임사 중심의 상업적 지스타를 구성할 수 밖에 없는 조직위의 한계는 분명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만 중견 게임사들조차 인디로 포지셔닝해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과거를 답습하는 구태의연한 정책과 발상 안에서는 ‘K인디게임의 육성과 지원’이라는 말은 허상에 불과할 것입니다.
위기의 시대, 한편으로는 ‘P의 거짓’과 ‘데이브 더 다이버’ 등 새로운 K게임의 물꼬가 트이고 있는 변혁의 시점에서 지스타는 이제 더 이상 메이저 게임사 위주의 상업적 운영에만 몰두해서는 안되며, 만약 지스타조직위가 한국 게임계의 미래를 이끌어 갈 K-인디들과 상생하고 그들을 더 적극적으로 지원할 의지가 없다면 지스타는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 게임쇼’라는 타이틀을 이제 과감히 내려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인디를 위한 지스타조직위의 진정성 있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
인디를 위한 행사는 부스만 세우고 그들에게 자리를 지키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간의 교류를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장이 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인디의 니즈와 역량을 고려한 B2B 매칭 및 서포트, 교류 프로그램과 다양한 오프라인 부대 이벤트가 필요합니다. 만약 ‘지스타에서는 인디의 교류가 아닌 참관객을 대상으로 한 전시 지원에 집중하겠다’라는 정책이 서 있다면 더더욱 그들을 지스타의 마이너한 무대 뒤편에 세워두어서는 안됩니다.
국내 외 명사 혹은 메이저 게임사의 제작 문법을 담아낸 강연들도 물론 좋지만, 성공한 인디 혹은 반보 혹은 한발 정도 앞서 있는 인디 개발사 간의 짧은 세션 강연 트랙 구성 혹은 라운드 테이블 형식으로 인디의 눈높이에 맞춘 실질적 경험과 노하우를 부담없이 서로 캐쥬얼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인디를 메인 무대로, 지스타를 통한 K인디 게임의 주목도 반드시 높여야
물론 대부분의 인디게임은 메이저 게임사들의 타이틀과 직접 비교되고 유저들의 선택을 받기에는 여전히 많은 약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디에게는 그 약점을 감추는 것이 아닌 조금 부족하더라도 그 부분을 인정하고 오히려 더 과감하게 한 발자국 나아가 장점이 빛날 수 있도록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주어야 합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게임쇼인 지스타는 K-인디를 글로벌로 홍보하는 교두보가 되어야 하고, 지스타 인디 행사는 인디의 입장 즉 그들의 눈높이에 맞춘 실효성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야만 합니다.
인디 전성시대! 하지만 여전히 아쉬웠던 지스타 인디 운영 정책
BIC, GIGDC, 인디크래프트, 버닝비버, BIGS, 그 외 수많은 국내 게임잼 등 K-인디를 위한 새롭고 더 창의적인 행사들로 한국 게임의 전성기를 열어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왜 유독 지스타만 인디 관련하여 퇴보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가? 이것은 어찌보면 지스타(=한국게임산업협회)라는 메이저 게임사 중심의 태생적 구성과 부산에 안주해버린 지스타의 지역적 한계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스타는 다가오는 인디 시대에 맞추어 K-인디가 변방이 아닌 메이저와 함께 당당히 설 수 있도록 인디에게 변화된 대우와 지원을 준비해야 합니다. 더불어 K게임을 동경하고 세계 4위 규모의 한국 게임 시장에서 성공을 꿈꾸는 수많은 글로벌 인디게임개발자들을 위한 자리로 확장해 나가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인디가 글로벌 스타가 되는 출발점, 그 메인 무대가 바로 지스타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