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의 혼란스러운 세계를 게임플레이로 묘사한 1인 개발 인디게임
타이베이게임쇼 인디 게임 어워드 2026 심사위원, 감동에 “눈물 흘렸다”

대상과 최우수 오디오상 2개 부문 수상, 7년 만에 일본 인디게임 최고 영예

일본 인디게임 개발사 TearyHand Studio의 ‘and Roger’가 아시아 최대 인디게임 시상식인 ‘타이베이 게임쇼 2026 Indie Game Award(IGA)’에서 대상(Grand Prix)과 최우수 오디오상(Best Audio)을 동시에 수상하며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51개국 515개 출품작 중 최고의 작품으로 선정된 ‘and Roger’는 치매를 앓는 가족의 시점을 다룬 비주얼 노벨 게임으로, 깊은 감동을 주는 서사와 완벽하게 통합된 사운드트랙으로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 호평을 받았다. 심사위원단 중 일부는 게임을 심사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고백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치매 환자의 시점에서 경험하는 현실, “게임플레이 자체가 말한다”

‘and Roger’는 치매를 앓는 여성 소피아의 시점을 다룬 포인트 앤 클릭 방식의 인터랙티브 비주얼 노벨 게임이다. 일본TearyHand Studio가 개발하고 고단샤 크리에이터스 랩(Kodansha Creators’ Lab)이 퍼블리싱한 이 작품은 약 1시간 분량의 짧은 플레이타임 동안 게이머에게 강렬한 감정적 충격을 선사한다.

게임은 평범한 아침 일과로 시작된다. 한 소녀가 잠에서 깨어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아버지가 있어야 할 자리에 낯선 남자가 소파에 앉아 있다. 그는 소녀에게 “약을 먹으라”고 강요한다. 그가 누구인지, 아버지는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전개된다.

게임의 핵심은 ‘표시되지 않은 버튼’을 통한 인터랙션이다. 게이머는 손 씻기, 양치하기 같은 일상적인 행동을 화면의 표시 없는 버튼들을 눌러 수행해야 한다. 어떤 버튼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기억해야 하며, 올바른 순서대로 행동을 완수해야 한다. 이 ‘서툴고 혼란스러운’ 조작감은 치매 환자가 경험하는 혼란과 좌절을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게이머는 소피아가 젊었을 때 빵집에서 일하던 로저(Roger)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했던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리고 결국 집에 있던 ‘낯선 남자’가 바로 그녀의 남편 로저였음이 밝혀진다. 소피아는 치매로 인해 남편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상태였던 것이다.

게임은 성경 고린도전서 13장 13절의 인용으로 끝을 맺는다.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의 제일은 사랑이라.”

1인 개발자 Yona, “게임플레이 자체로 이야기하고 싶었다”

TearyHand Studio는 일본의 1인 인디 개발자 Yona(요나)의 프로젝트다. Yona는 “단순한 비주얼 노벨 이상의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며 “주인공의 상황, 배경, 감정을 다른 표현이 아닌 게임플레이 자체를 통해 표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Yona는 게임 매체 Remap과의 인터뷰에서 “게임플레이가 말을 대신하거나 게임플레이 자체가 ‘말하기’ 시작할 때, 그것이 게임 내러티브의 핵심”이라며 “그래서 텍스트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상호작용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게임의 비주얼은 Adobe Illustrator로 제작됐으며, 미니멀한 선과 표현으로 캐릭터를 전달하는 “단순하지만 매우 귀여운” 비주얼 스타일을 지향했다. Yona는 개발 과정에서 각 장면을 “만화 스타일 패널”로 그리고 각 게임플레이 컨셉을 “종이에 하나씩” 스케치했다고 밝혔다.

Yona가 가장 큰 영감을 받은 작품은 2018년 출시된 ‘Florence’다. “제가 플레이한 게임 중 가장 훌륭한 게임”이라며 “게임을 통한 스토리텔링의 가치를 가르쳐준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종교와 신앙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텔링, 보편적 주제 탐구

TearyHand Studio는 “신의 영광을 위한 작업(Works for His glory)”이라는 모토 아래 신앙 기반 스토리텔링을 추구하는 개발사다. Yona는 2023년 퍼즐 플랫포머 ‘In His Time’으로 데뷔했으며, ‘and Roger’는 신앙을 통해 인간의 보편적 경험을 탐구하는 두 번째 작품이다.

플레이와 사운드의 완벽 조화, IGA 2026서 대상·최우수 오디오상 동시 수상

‘and Roger’가 최우수 오디오상을 함께 수상한 것은 사운드가 단순한 배경이 아닌 게임 경험의 핵심 요소로 작동했다는 점을 인정받은 결과다.

심사위원단은 “정교한 조작 설계와 음악이 게이머를 완전히 스토리에 몰입시킨다”며 “많은 심사위원들이 ‘눈물을 흘렸을 정도”라고 고백했다. 특히 게임이 끝난 후에도 이야기가 마음속에 깊이 각인되는 뛰어난 작품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사운드트랙은 귀엽고 경쾌한 멜로디부터 억압적이고 크레셴도로 치닫는 오디오 공격, 불길한 정적과 똑딱거리는 소리까지 다양한 음향을 활용해 주인공의 정신 상태와 각 장면의 상황을 강렬하게 반영한다. 음악과 스토리, 게임플레이가 하나로 어우러져 게이머들에게 잊기 힘든 경험을 선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글로벌 시상식서 잇따른 수상, 최고 권위 BAFTA 노미네이트까지

‘and Roger’의 수상 행진은 타이베이 게임쇼가 처음이 아니다. 이 작품은 2025년 7월 23일 출시된 이후 빠르게 글로벌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25년 9월 도쿄 게임쇼 Sense of Wonder Night에서 관객상 대상(Audience Award Grand Prix), 최우수 아트상(Best Arts Award), 최우수 프레젠테이션상(Best Presentation Award)을 수상하며 일본 내에서 먼저 화제를 모았다.

이어 2025년 12월 Six One Indie의 인디 게임 어워드에서 감정적 임팩트상(Emotional Impact Award)을 수상했으며, 세계 최고 권위의 게임 시상식 중 하나인 영국 BAFTA(British Academy of Film and Television Arts)의 ‘Game Beyond Entertainment’ 부문 롱리스트에 노미네이트되는 영예를 안았다.

2025년 7월 중국 ChinaJoy의 인디 게임 어워드 ‘최우수 시뮬레이션 게임’ 부문에서도 인정받은 바 있다.

비평가들의 극찬 “게임이 예술적 표현 매체임을 증명”

게임 전문 매체들은 ‘and Roger’를 2025년 최고의 게임 중 하나로 꼽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Game Informer는 “감정과 고난을 전달하는 참신하고 유쾌한 방식”을 칭찬하며 “비디오 게임의 스토리텔링 매체로서의 강점을 보여주는 강력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Kotaku는 “처음에는 서툴고 좌절스럽게 느껴지지만, 끝까지 플레이하면 그 이유를 이해하게 된다”며 “60분의 경험이 얼마나 특별한지, 게임 디자인을 스토리텔링에 얼마나 잘 통합했는지 과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Indie Hive는 “촉각적인 색상 사용, 손으로 그린 아트워크, 시연적 사운드 디자인, 구불구불한 잘 쓰인 서사, 독창적이고 관계를 구축하는 게임플레이가 플레이어와 주인공 사이의 촉각적 친밀감을 조성한다”며 “감정적이고, 자극적이고, 혼란스럽지만 궁극적으로 사랑스러운 경험”이라고 평가했다.

수상 기념 할인, 2월 11일까지 30% 할인 판매

수상을 기념해 ‘and Roger’는 스팀(Steam)과 닌텐도 스위치에서 2월 11일 오후 2시 59분(한국시간)까지 30% 할인 판매를 진행한다. 정가 4.99달러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으며, 더 많은 플레이어들이 이 감동적인 작품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게임은 일본어, 영어, 한국어, 중국어(번체/간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를 지원하며, 국내 게이머들도 완전한 한국어 자막으로 스토리를 온전히 즐길 수 있다.

스팀 페이지: https://store.steampowered.com/app/3308870/and_Roger/

게임을 통한 깊은 공감, 인디게임의 예술적 가능성 입증

and Roger’의 성공은 상업적 화려함보다 진정성 있는 서사와 감정적 깊이로 승부하는 인디게임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입증한 대표적 사례다. 치매라는 사회적으로 중요하지만 게임에서는 잘 다루지 않았던 주제를 정면으로 다루며, 게임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 예술적 표현 매체로서 깊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히 게임플레이 자체를 통해 환자의 혼란과 고통을 전달하는 독창적 접근법은, 다른 매체로는 불가능한 게임만의 고유한 표현 방식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1인 개발자 Yona와 TearyHand Studio는 이번 대상 수상으로 일본 인디게임 개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으며, 신앙을 기반으로 한 스토리텔링이 보편적 감동으로 승화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and Roger’가 보여준 감동적인 서사와 예술적 완성도는 인디게임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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