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K-인디게임 대표 성공작: ‘셰이프 오브 드림즈’ 신드롬
2025년 한국 인디게임 산업의 가장 큰 화제는 단연 리자드 스무디의 ‘셰이프 오브 드림즈’였다. 9월 11일 스팀에 출시된 이 게임은 출시 일주일 만에 누적 판매량 30만 장, 2주 후에는 50만 장을 돌파하며 국내 인디게임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판매가 2만 7천 원임을 감안하면 최소 135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셰이프 오브 드림즈의 성공 비결은 로그라이트와 MOBA 스타일을 결합한 독특한 게임성에 있다. 하데스, 리스크 오브 레인,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등 여러 명작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이 게임은 최대 4인 협동 플레이를 지원하며, 150종 이상의 기억과 정수 아이템을 조합해 매번 새로운 빌드를 만들 수 있다. 스팀 최고 동시접속자 수 4만 5천 명을 기록했으며, 메타크리틱에서 평점 83점을 획득하는 등 평단과 유저 모두에게 인정받았다.
특히 주목할 점은 단 2명의 개발자로 시작한 리자드 스무디가 이룬 성과라는 점이다. 2023년 1월 창립된 이 스타트업은 2024년 스마일게이트 퓨처랩의 인디고2024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고,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2024에서는 액션, 아트, 라이징 스타 부문 3관왕을 차지했다. 네오위즈의 퍼블리싱 지원을 받아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금번 사례는 한국 인디게임이 세계 무대를 대상으로 경쟁력을 입증한 대표적 사례로 기억될 전망이다.
정부 및 공공기관 지원 확대
2025년에는 인디게임 개발자들을 위한 정부와 공공기관의 지원이 전년 대비 크게 확대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총 219억 원 규모의 ‘2025년 게임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을 진행하며 76개 과제를 지원했다. 이 사업은 다년도(PC, 콘솔, 크로스플랫폼), 신성장(신기술·모바일·아케이드·보드게임), 기능성 부문으로 구성됐으며, 특히 콘솔 게임은 최대 3년 연속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인디게임 개발 공모 사업도 활발히 진행됐다. 스타트업 부문(개인·법인)에서는 창업 3년 미만의 인디게임 개발자들에게 개발 자금, 멘토링, 선도기업 파트너십 프로그램, 국내외 전시회 참가 기회 등을 제공했다. 법인 부문에는 총 154건의 지원서가 접수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 밖에도 전국 12개 글로벌게임센터 및 기타 지자체 기관에서도 다양한 인디게임 & 스타트업 지원을 통해 국내 게임 산업의 초석을 마련하는 정책을 펼쳤다.
다양한 인디게임 행사 개최, 관람객 문전성시
국내 최대 인디게임 축제인 ‘2025 인디크래프트’는 성남시 주최, 성남산업진흥원과 한국모바일게임협회 공동 주관으로 진행됐다. 총 292개 작품이 지원하며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했고, 70개 우수 개발사가 선정됐다.
8월 13일에는 IR 데모데이가 개최되어 10개 우수 개발사가 투자자들 앞에서 발표 기회를 가졌다. 최우수상은 일인칭 퍼즐 게임 ‘땡스, 라이트’를 개발한 라이터스게임즈가 수상했으며, 더 코브, 바이 위치라이트, 메이플라이가 우수상을 받았다.
8월 20~22일에는 독일 게임스컴 2025에 인디크래프트 부스를 운영하며 선정작 69개를 해외에 홍보했다. 글로벌 퍼블리셔와 투자자들은 한국 인디게임의 창의력과 게임성에 깊은 인상을 받았으며, 퍼블리싱 및 투자 의사를 밝히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9월 19~20일에는 판교에서 ‘GXG 2025 x 인디크래프트’ 전시가 열려 약 3만 8천 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최종 시상식에서는 모바일 부문 1위에 ‘언더시티: 크리처 서바이벌’의 원앤원, PC/콘솔 부문 1위에 팀 호레이가 선정됐다.
8월 15~17일 부산에서 열린 BIC 2025에는 약 280여 개의 인디게임이 전시됐다.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신문사 경영 게임, 요괴 음식점을 운영하는 리듬 게임 ‘풍비박산’, 1인 개발자 사일의 여관 경영 RPG ‘괴물여관’ 등 다양하고 참신한 작품들이 주목받았다.
인디게임 지원에 진심인 스마일게이트 퓨처랩 재단이 주최한 인디게임·컬처 페스티벌 ‘비버롹스 2025’는 3일간 1만 5천 명의 관람객을 동원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12월 5일부터 7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된 이 행사는 한파와 대설이라는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50% 증가한 관람객을 기록했다.
12월 2일부터 4일까지 진행된 ‘코리아 인디게임 쇼케이스(Korea Indiegame Showcase, KIS)’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원한 총 35개 인디게임의 성과를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퍼블릭데이에는 ‘100인 서포터스’와 ‘102인 이용자 평가단’이 참여해 게임 체험과 평가에 직접 참여해 현장의 의견을 전했다. 행사 마지막 날에는 인디게임 우수 프로젝트를 선정해 총 4종의 작품에 KOCCA 원장상과 최대 300만 원의 상금을 시상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신작 K-인디게임
킬라(Killah)
검귤단의 ‘킬라’는 일본 반다이남코의 제2회 GYAAR Studio 인디게임 콘테스트에서 수상했으며, 부산인디커넥트 페스티벌 2023, 버닝비버 2023 등에서도 여러 차례 수상하며 차세대 인디게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킬라’는 스승님을 죽인 범인, ‘라’를 찾아 추리하고 복수를 다짐하는 주인공 발할라의 여정을 그린 추리스토리 어드벤처 게임이다. 독창적인 그래픽 외에도 ‘공명’과 ‘꿈’이라는 독특한 추리 시스템을 통해 인물의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는 독창적인 추리 구조와 인형극 같은 연출이 특징이다.
더 미드나잇 워커스
원웨이티켓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더 미드나잇 워커스’는 1인칭 PVPVE 익스트랙션 슈터 게임이다. 7월 글로벌 테크니컬 테스트에서 24만 명 이상이 신청하고 최대 동접 5,300명을 기록했으며, 최근 스팀 위시리스트 30만 명을 바라보며 한국 대표 주목 인디게임으로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개발사는 2023년 설립된 지 2년 만에 30명 이상의 팀으로 성장,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오늘도 막바지 개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산나비 외전: 귀신 씌인 날
네오위즈가 퍼블리싱하고 원더포션이 개발한 ‘산나비’의 첫 번째 외전작이다. 본편은 2024년 굿즈 펀딩에서 무려 14억 3,500만 원을 모집하며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산나비는 조선 사이버펑크라는 독특한 세계관과 화려한 액션, 감동적인 스토리로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K-인디게임이다. 지난 11월 27일 출시된 외전 ‘귀신 씌인 날’은 스팀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본편 못지않은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2025 대한민국 게임대상, 이달의 우수게임은 누구?
11월 개최된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리자드 스무디의 ‘셰이프 오브 드림즈’가 인디게임상과 우수개발자상 2관왕을 차지하며 데뷔 첫 해에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심은섭 대표는 두 번의 수상 소감에서 취업 포트폴리오로 시작한 프로젝트가 이렇게 큰 사랑을 받게 된 것에 감사를 표했다.
기능성 게임 부문의 굿 게임상은 발달장애 아동의 인지 기능 개선을 위한 잼잼테라퓨틱스의 ‘잼잼400: 핑크퐁과 잼잼 친구들’이 수상했다.
이달의 우수게임은 2025년 상반기 카셀게임즈의 ‘래토피아’가 경제 시뮬레이션과 샌드박스 요소를 융합한 설계로 인디게임 부문에서 주목받았다. 스튜디오806의 ‘안아줘요 동물맨션’은 국산 캐릭터 IP를 활용한 감성적 힐링 퍼즐 게임으로, 씨알티게임즈의 ‘스노우 브라더스 2 스페셜’은 아케이드 고전의 현대적 리메이크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냈다.
2026년 K-인디게임의 시장 전망
2025년 한국 인디게임 산업은 양적·질적 모두 크게 성장했다. 정부와 기관의 체계적인 지원, 주요 게임사들의 상생 노력, 그리고 무엇보다 개발자들의 창의성과 열정이 결합되어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 셰이프 오브 드림즈의 성공은 2인 개발사도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고, 이는 많은 예비 인디 개발자들에게 큰 영감이 되고 있다.
AI 기술 도입으로 개발 환경 혁신
2026년 한국 인디게임 산업은 기술 혁신과 제도적 지원이 결합되며 새로운 성장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특히 AI 기술 도입으로 개발 환경의 혁신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는 2026년 게임 산업 AI 기술 도입 지원에 75억 원의 신규 예산을 편성했다. AI는 3D 모델링 작업을 몇 주에서 몇 시간으로 단축시키고, 제한된 인력으로 작업하는 인디 개발사들의 개발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스팀 플랫폼에서는 2025년 신규 게임의 약 20%가 생성형 AI를 활용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8배 증가한 수치다.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5~10년 안에 전체 게임의 50% 가량이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개발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덧붙여 AI 기술 도입에 따른 저작권과 윤리 문제는 2026년 게임 시장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밸브는 AI 활용 콘텐츠에 대해 적절한 권리 확보를 입증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미국과 영국 게이머의 58%는 AI를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2026년에는 AI 기술의 효율성과 저작권 보호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정부, 인디게임 제작 지원 확대 예정
2026년 전체 게임 예산은 1,12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5% 증액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예산은 7,050억 원으로 8.2% 증가했으며, 게임 분야는 101억 원이 증액되어 가장 큰 투자 확대가 이뤄졌다.
경기콘텐츠진흥원은 IP 활용 융복합 콘텐츠 게임 제작 지원에 6개사를 대상으로 최대 8천만 원을 지원하며, 해외 진출을 위한 현지화 서비스에 13개사를 대상으로 총 5억 원을 투입한다. 이 밖에도 전국에 각지에 자리잡은 12개 글로벌 게임센터 또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K-인디게임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2026년은 한국 인디게임이 AI 기술 혁명, 정부 지원 확대, 대기업과의 상생, 글로벌 진출 가속화라는 네 가지 동력을 기반으로 새로운 도약을 이루는 해가 될 것이다. 셰이프 오브 드림즈, 산나비 등의 K-인디게임 대표작들이 보여준 성공은 한국 인디게임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으며, 이는 2026년 더 많은 성공 사례를 만들어낼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