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인 개발자가 만든 한국형 로그라이크… 14종 종족·12종 직업·134종 요괴 등장
- 저승사자부터 구미호까지 134종 요괴 등장… 한국 설화 녹여낸 정통 로그라이크
한국 설화 속 저승사자와 이무기, 구미호가 정통 로그라이크의 규칙으로 다시 태어났다.
1인 개발사 성기소프트가 한국 설화를 소재로 한 턴제 로그라이크 RPG ‘설화던전(Seolhwa Dungeon: Roguelike RPG)’을 모바일로 출시했다. 안드로이드 버전은 10월 1일 구글 플레이, iOS 버전은 10월 4일 앱스토어를 통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설화던전’은 한 번 죽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새로운 게임을 시작할 때마다 던전 구조가 달라지는 정통 로그라이크 방식으로 제작됐다. 도트 그래픽으로 구현된 은광과 왕릉, 늪, 구미호의 굴을 거쳐 마지막 목적지인 저승까지 내려가는 것이 목표다.
은광부터 구미호의 굴까지… 마지막 목적지는 저승
플레이어가 지나야 할 주요 던전은 총 네 곳이다.
도깨비불이 떠도는 은광을 시작으로 관 뚜껑이 열린 왕릉, 짙은 안개가 깔린 늪, 구미호의 굴을 차례로 탐험한다. 마지막 목적지인 저승으로 내려가기 위해서는 모험 과정에서 두 개의 구슬을 찾아야 한다. 메인 던전 외에도 지리산과 용궁 등 저마다의 이야기를 담은 7개의 서브 던전이 마련됐다.
한 번 죽으면 해당 모험은 그대로 끝난다. 하지만 다시 시작할 때는 던전의 구조와 마주치는 상황이 달라진다. 새로운 캐릭터와 아이템, 사건을 만나면서 매번 다른 모험을 경험하는 로그라이크 특유의 재미를 살린 점이 눈에 띈다.
이름 세 번 부르면 죽는다… 설화가 곧 게임의 규칙
‘설화던전’의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한국 설화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설화 속 존재를 단순히 적이나 캐릭터로 등장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각각의 이야기를 실제 게임 규칙으로 만들었다.
대표적인 예가 저승사자다. 저승사자는 플레이어가 시야에 들어와 있는 동안 매 턴 이름을 한 번씩 부른다. 이름을 세 번 모두 부르면 플레이어는 목숨을 잃는다. 저승사자를 만났을 때는 단순히 공격력을 겨루는 것이 아니라 시야에서 벗어나거나 빠르게 상황을 해결하는 판단이 필요하다.
이무기 역시 설화 속 특징을 게임에 반영했다. 전투가 길어지면 용으로 승천한 뒤, 층 전체를 물에 잠기게 만든다.
던전을 탐험하다 상여 행렬과 마주치는 일도 있다. 플레이어는 길을 비켜 절을 하거나 그대로 앞을 가로막을 수 있으며 선택에 따라 서로 다른 결과를 만나게 된다.
플레이어가 모시는 신도 게임에 영향을 준다. 산신과 용왕, 삼신할미 등 8명의 신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지만 신마다 지켜야 하는 금기가 존재한다.
여기에 14종의 종족과 12종의 직업을 조합할 수 있다. 모험 도중 만난 요괴는 도감에 기록되며 게임 속 특징뿐 아니라 해당 존재가 등장하는 원래 설화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앱스토어 소개 기준 등장하는 요괴는 134종이다.
정통 로그라이크를 한 손으로… 오프라인 플레이도 지원
복잡한 정통 로그라이크를 스마트폰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모바일 환경에 맞춘 것도 특징이다. 게임은 세로 화면을 사용하며 한 손으로 조작할 수 있다. 인터넷 연결과 별도의 계정도 필요하지 않아 오프라인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다.
한 번의 모험은 약 40분에서 2시간 정도 걸린다. 반복 탐험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동 탐험과 자동 전투 기능도 제공한다. 성장 방식에는 카드 선택 시스템을 적용했다. 레벨이 오를 때마다 여러 카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능력을 강화하기 때문에 같은 직업을 골라도 선택에 따라 매번 다른 방식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
게임은 기본 무료다. 일부 종족과 직업을 해금하는 ‘설화 전집’이 유일한 유료 상품이며 광고는 플레이어가 부활을 선택했을 때만 볼 수 있다. 언어는 한국어와 영어를 지원한다.
‘던전 크롤 스톤 수프’를 휴대폰으로 즐기고 싶었던 1인 개발자
‘설화던전’은 성기소프트의 배성기 개발자가 혼자 만든 작품이다.
개발을 시작한 계기는 정통 로그라이크에 대한 애정에서 출발했다. 배성기 개발자는 어린 시절 즐겼던 PC 로그라이크 ’던전 크롤 스톤 수프(Dungeon Crawl Stone Soup)’와 같은 게임을 스마트폰에서도 편하게 즐기고 싶어 직접 개발에 나섰다고 밝혔다.
개발 과정에서는 코드의 기초적인 뼈대와 디자인 작업 등에 AI의 도움도 활용했다.
정식 출시 이후에는 이용자 의견을 반영한 업데이트가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iOS 버전은 10월 4일 1.0 버전을 시작으로 1.1과 1.1.1, 1.1.2, 1.2, 2.0을 거쳐 최근 2.1 버전까지 업데이트됐다.
특히 2.0 업데이트에서는 종족과 직업을 비롯해 200여 종에 이르는 요괴의 그래픽을 새롭게 작업했다. 2.1 버전에서는 이용자와 직접 소통하기 위한 공식 디스코드 채널도 열었다.
출시 초기 평점 4.6… 이용자 의견 반영하며 빠른 업데이트
출시 초기인 만큼 이용자 평가가 충분히 쌓인 단계는 아니지만 반응은 긍정적이다. 확인 시점 기준 앱스토어에서는 11개의 평가와 함께 5점 만점에 4.6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만만치 않은 난이도에도 다시 도전하게 만드는 로그라이크 특유의 재미와 한국 설화를 활용한 독특한 설정 등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출시 직후부터 이어지고 있는 빠른 업데이트와 개발자의 피드백도 좋은 평가를 받는 부분이다.
저승사자에게 이름을 세 번 불리면 목숨을 잃고, 오래 싸운 이무기는 용이 되어 던전을 물에 잠기게 한다. ‘설화던전’은 익숙한 한국 설화를 캐릭터와 배경에 머물게 하지 않고 플레이어가 직접 판단하고 대응해야 하는 로그라이크의 규칙으로 풀어냈다.
어린 시절 즐겼던 정통 로그라이크를 스마트폰에서도 편하게 즐기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1인 개발작 ‘설화던전’. 한국 설화라는 익숙한 이야기와 높은 자유도를 가진 정통 로그라이크의 조합이 모바일 이용자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