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라이크 덱빌더 장르를 사실상 창조했다는 평가를 받은 인디게임 ‘Slay the Spire(슬레이 더 스파이어)’의 정식 후속작 ‘Slay the Spire 2(슬레이 더 스파이어 2)’가 3월 5일 PC(스팀) 얼리 액세스로 출시됐다.
개발사 메가크릿(Mega Crit)이 5년에 걸쳐 준비한 이 작품은 출시 직후 스팀 결제 서버를 마비시키며, 최고 동시 접속자 수 21만 7,932명을 기록했다. 이는 로그라이크 덱빌더 장르 역사상 역대 최고 기록이자, 전작의 생애 최고 동시 접속자 수 57,025명의 약 4배에 달하는 수치다. 출시 다음 날인 3월 6일 오전에도 실시간 접속자 수 약 20만 명을 유지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스팀 서버를 다운시켜 버린 인디게임
출시 당일 슬레이 더 스파이어 2의 파급력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얼리 액세스가 공개된 직후 Steam 스토어 페이지가 일시적으로 멈추고 구매 과정에서도 오류가 발생했다. 약 30분가량 이어진 서버 혼란은 폭발적인 유저 유입 때문이었다.
같은 날 슬레이 더 스파이어 2는 최고 동시 접속자 21만 7,932명을 기록하며 스팀 차트를 장악했다. 같은 날 출시된 번지(Bungie)의 AAA급 신작 FPS ‘마라톤(Marathon)’의 동시 접속자 수 약 8만 6,000명을 두 배 이상 앞서는 수치다.
슬레이 더 스파이어 2는 출시와 동시에 스팀 글로벌 최고 매출 1위에도 올라섰다. 직전까지 이 자리를 차지했던 마라톤(Marathon)은 사전 주문이 가능했던 반면, 슬레이 더 스파이어 2는 출시 이후에야 구매가 가능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사용자 평가 또한 압도적이다. 출시 다음 날 기준 2,000건 이상의 리뷰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기록하고 있다.
전작 슬레이 더 스파이어의 경우 2017년 얼리 액세스 첫 출시 당시 IP 자체가 거의 알려지지 않아 동시 접속자 수가 매우 낮았으나, 입소문을 타며 1.0 출시 직후 15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달성한 바 있다. 후속작은 그 이름값 그대로 처음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새로운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동전 던지기로 결정한 속편”… 메가크릿의 5년
슬레이 더 스파이어 2의 탄생 배경에는 유명한 ‘동전 던지기’ 일화가 있다. COVID-19 팬데믹 당시 메가크릿은 다음 프로젝트를 고민하고 있었다. 공동 창업자 앤서니 지오반네티(Anthony Giovannetti)와 케이시 야노(Casey Yano)는 야노가 개발해 둔 신규 게임 프로토타입과 지오반네티가 구상해 온 슬레이 더 스파이어 속편 중 하나를 동전 던지기로 결정했고, 결국 속편이 선택됐다.
개발은 순탄치 않았다. 초기 2년 동안 유니티 엔진으로 개발을 진행했지만, 2023년 유니티가 설치 건수 기반 런타임 라이선스 요금 정책 변경을 발표하자 메가크릿은 강경한 공개 성명을 발표하며 정책을 비판했다. 이후 유니티가 정책을 철회하고 CEO가 사임하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메가크릿은 오픈소스 엔진 Godot으로 완전히 이전했다.
약 2년치 개발 분량을 새로운 엔진으로 옮기는 대공사를 감행한 끝에 완성된 것이 지금의 슬레이 더 스파이어 2다.
Godot 엔진으로 완전 재건, 그래도 핵심 루프는 그대로
슬레이 더 스파이어 2는 단순한 콘텐츠 확장이 아니라 Godot 엔진을 기반으로 처음부터 완전히 재건된 게임이다.
Spine2D를 통한 유연한 애니메이션과 멀티플레이 지원을 위해 설계된 모듈식 프레임워크가 핵심 기술의 변화다. 덱 구성, 유물 수집, 분기형 맵에서의 리스크·보상 판단 등 핵심 루프는 전작과 동일하되, 빌드 다양성, 클래스 정체성, 맵 구성 등 주변 요소가 대폭 확장됐다.
미들웨어 플러그인 없이 완전한 Native Linux 지원이 제공되며, 스팀 덱(Steam Deck)도 첫날부터 완전 지원된다.
새로운 캐릭터, 새로운 협동… 얼리 액세스 주요 콘텐츠
얼리 액세스 버전은 전작보다 훨씬 많은 콘텐츠를 갖추고 출시됐다.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는 총 5명으로, 전작의 아이언클래드(Ironclad), 사일런트(Silent), 디펙트(Defect) 3인이 돌아왔고, 생명력 조작과 소환에 특화된 신규 캐릭터 네크로바인더(Necrobinder)와 리전트(Regent)가 새롭게 합류했다. 예고 트레일러에서 확인된 미공개 캐릭터 한 명도 추후 추가될 예정이다.
시리즈 최초로 4인 온라인 협동 모드가 도입됐다. 게이머들은 각자의 행동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덕분에 대기 시간을 최소화한 점이 특징이다. 팀 전용 카드와 콤보 시스템도 추가돼 한 명의 디버프가 팀원의 공격 효과를 강화하는 협동 전략 플레이가 가능하다.
‘하데스(Hades)’와 ‘엘든 링(Elden Ring)’에서 얻은 영감
메가크릿은 슬레이 더 스파이어 2 개발에 영향을 준 작품으로 하데스(Hades), 엘든 링 나이트레인(Elden Ring Nightreign) 등을 직접 언급했다. 전작이 장르를 창조했다면, 속편에는 이후 등장한 다양한 로그라이크 게임들을 참고하며 더 높은 수준을 목표로 삼았다는 것이 개발팀의 입장이다.
또한 메가크릿은 전작의 장기적인 성공에 커뮤니티 피드백과 팬 창작물, 전략 연구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속편 역시 플레이어와 함께 게임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유저들 “얼리 액세스인데도 이미 완성형, 전작보다 낫다”
슬레이 더 스파이어 2는 스팀 기준 2,145건의 리뷰 중 97%가 긍정 평가를 기록하며 ‘압도적으로 긍정적’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유저들은 개선된 아트와 애니메이션, 새로운 시스템과 콘텐츠 확장을 언급하며 “얼리 액세스임에도 전작보다 더 완성도 높게 느껴진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ResetEra 등 커뮤니티에서도 “전작의 감각을 유지하면서 더 부드럽고 아름다워졌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으며, 스팀 덱 유저들 사이에서는 “이 게임 때문에 스팀 덱을 샀다”는 농담까지 나올 정도다.
일부에서는 전작과의 유사성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지만, “새 캐릭터와 카드, 시스템이 대거 추가된 만큼 충분히 새로운 경험”이라는 반론이 더 큰 공감을 얻고 있다. 또한 전작에서 보여준 메가크릿의 커뮤니티 기반 얼리 액세스 개발 방식에 대한 신뢰도 여전히 높다.
로그라이크 덱빌더라는 장르를 사실상 탄생시킨 슬레이 더 스파이어가 그랬듯, 슬레이 더 스파이어 2 역시 출시 첫날부터 인디게임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기고 있다. 동시 접속자 20만 명을 넘기며 스팀 차트를 장악한 것은 물론, 커뮤니티와 평단 모두에서 “얼리 액세스임에도 이미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유니티에서 Godot으로의 엔진 전환, 그리고 5년 동안 이어진 개발 과정을 거쳐 공개된 이번 속편은 이제 막 긴 여정의 출발선에 섰다. 메가크릿은 앞으로도 커뮤니티 피드백을 바탕으로 카드, 캐릭터, 이벤트 등 다양한 콘텐츠를 추가하며 게임을 더욱 완성도 높게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전작이 하나의 장르를 만들었다면, 속편은 장르의 정점을 향해 다시 한 번 스파이어를 오르기 시작했다. 슬레이 더 스파이어 2가 얼리 액세스를 거쳐 어떤 완성형으로 도달할지, 전 세계 게이머들의 시선이 다시 스파이어의 꼭대기를 향하고 있다.
스팀 상점 페이지:
https://store.steampowered.com/app/2868840/Slay_the_Spire_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