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ed for Speed 작가의 신작, 자금난 속 AI 활용 고려로 커뮤니티 발칵
150만 달러 투자 유치 난항… 개발사 “창작 영역엔 AI 쓰지 않겠다” 선 긋기도
PS 3 시대 향수 자극하는 다크 판타지 액션, ‘Dante’s Inferno’와 유사성도 지적
인디게임 개발사 Superboo Studios가 개발 중인 다크 판타지 액션 어드벤처 게임 ‘Fallen’의 공식 트레일러에 AI 생성 이미지가 대거 포함되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 제기되며 다수의 매체와 게임 커뮤니티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최근 공개된 ‘Fallen’의 트레일러 영상은 사실적인 그래픽과 영화적인 연출로 빠르게 전 세계 인디게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일부 이용자와 개발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영상 일부가 생성형 AI로 제작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캐릭터 움직임과 환경 연출의 자연스러움이 기존 인디게임의 제작 방식과 다르다는 점이 논란의 계기가 됐다.
[AI 사용 논란으로 화제의 중심에 선 Superboo의 ‘Fallen’ 트레일러]
트레일러에 등장한 AI 이미지, “임시일 뿐” 해명에도 커뮤니티 냉담
스페인 게임 매체 3DJuegos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공개된 Fallen의 발표 트레일러에는 인공지능으로 생성된 것으로 판단되는 이미지들이 다수의 장면에서 확인됐다. 이 게임은 그간 Need for Speed: Hot Pursuit의 시나리오 작가로 알려진 Brooke Burgess가 디렉터를 맡고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논란이 확산되자 Burgess는 해당 AI 이미지들을 “임시 자료(placeholder)”로만 활용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최근 게임 업계에서 AI 생성 콘텐츠 사용에 대한 윤리적 논쟁이 뜨겁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게임 커뮤니티의 비판적 시선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150만 달러 투자 유치 고전… 일부 투자자 “AI로 비용 절감하라”
Burgess는 게임 개발을 완수하기 위해 약 150만 달러(한화 약 21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고 알려졌다. 현재 국내외를 가릴 것 없이 찬바람 일색인 게임 업계의 위축된 투자 환경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게임 업계 전문 매체 Games Industry의 인터뷰에 따르면, 여러 투자자와 퍼블리셔들이 Fallen의 콘셉트에는 관심을 보였지만 실제 투자 약속으로 이어진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고 전한다. 중간 규모 프로젝트보다는 소규모 인디게임이나 상업적으로 검증된 대작에 투자가 집중되는 시장 현실이 반영된 결과다.
특히 일부 잠재 투자자들은 개발 비용 절감 방안으로 AI 기술의 적극적 활용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Burgess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게임 현지화(로컬라이제이션), 품질 관리(QA), 보조 애니메이션 작업 등 특정 영역에서는 AI 도입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시나리오와 대사만큼은 인간의 손으로”… 창작 영역엔 선 그어
그러나 Burgess는 게임의 핵심 창작 영역에 대해서는 명확한 선을 그었다. 그는 “창작적 글쓰기나 캐릭터 대사 작업에는 절대 AI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게임의 서사적 측면과 감정적 깊이는 반드시 인간 작가의 손을 거쳐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러한 입장은 AI 기술의 효율성을 인정하면서도, 예술적 가치와 창작자의 역할을 지키려는 절충안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트레일러에 이미 AI 이미지가 사용됐다는 의혹이 현실로 드러났다. 향후 게임 개발 과정에서 AI 활용 범위가 어디까지 확대될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여기저기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옥을 배경으로 한 타락천사의 여정… Dante’s Inferno 데자뷔?
Fallen은 PlayStation 3와 Xbox 360 세대의 액션 게임 황금기를 겨냥한 3인칭 액션 어드벤처 타이틀이다. 타락한 천사 Astra를 주인공으로, 지옥을 무대로 잃어버린 힘을 되찾고 자신의 진정한 목적을 발견하는 서사를 담고 있다.
게임플레이는 빠른 템포의 콤보 중심 전투와 영화적 연출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게이머는 지옥에서 조우하는 영혼들에게 용서, 단죄, 방치라는 세 가지 선택지를 제시받으며, 각각의 결정은 일시적 능력 강화, 신규 스킬 해금, 대천사 소환, 숨겨진 루트 및 보스 등장 등 실제 게임플레이에 영향을 미친다.
개발팀은 Hyper Light Drifter, Tunic, Death’s Door 등 인디 명작들에서도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게임의 비주얼과 설정이 2010년 출시된 Dante’s Inferno와 상당한 유사성을 보인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지옥을 배경으로 한 다크 판타지, 3인칭 액션 시스템, 종교적 모티브 등 핵심 요소들이 겹치면서 독창성에 대한 의문이 일부 매체와 커뮤니티에서 제기되는 상황이다.
초기 개발 단계, 출시 시기는 미지수… 투자 확보가 관건
현재 Fallen은 초기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펀딩을 위한 투자자 피칭 목적의 데모가 존재하지만 완성도 높은 최종 버전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개발팀은 재정적 어려움 속에서도 “무한히 이어지는 현대 라이브 서비스 게임들과 차별화된, 집중적이고 기억에 남을 독립형 경험”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고수하고 있다.
게임은 PC와 콘솔 플랫폼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향후 투자 확보 여부가 개발 속도와 최종 품질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Fatal Fury, Clair Obscur에 이어… 게임 업계 AI 논쟁 지속
Fallen의 AI 이미지 논란은 게임 업계에서 계속되고 있는 AI 활용 논쟁의 최신 사례다. 앞서 SNK의 격투 게임 Fatal Fury: City of the Wolves 시즌 2 트레일러에서도 AI 생성 이미지가 발견돼 팬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또한 지난 연말, 대부분의 게임 시상식을 싹슬이하다시피 했던 Clair Obscur: Expedition 33은 생성형 AI 사용이 확인되면서 세계적 권위의 ‘인디 게임 어워즈(Indie Game Awards)’로부터 ‘올해의 게임(GOTY)’과 ‘데뷔 게임 상’을 박탈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사건은 2025년 말 게임 업계의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 사건은 AI 기술의 활용 범위를 두고 게이머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큰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 박탈 찬성 측: “인디 게임의 가치는 인간의 순수한 창작에 있다. 규정을 어긴 것은 명백한 부정행위이며, 창작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다.”
- 박탈 반대(옹호) 측: “단순히 배경의 임시 포스터 몇 장에 AI가 쓰인 것뿐인데, 게임 전체의 예술성과 혁신성을 부정하고 대상을 박탈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
게임 개발에 AI 기술을 도입하면 비용 절감과 제작 효율성 향상이라는 실질적 이점이 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세탁된 표절작’이라는 표현을 앞서운 저작권 침해 우려, 게임 업계 일자리 감소 가능성, 예술적 가치 훼손 등 다양한 윤리적 문제가 제기되면서 업계는 깊은 고민에 빠져 찬반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인디 개발사들은 제한된 예산과 인력으로 AAA급 비주얼을 구현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AI 기술의 유혹을 받고 있지만, 게이머 커뮤니티의 비판적 시선도 무시할 수 없는 딜레마에 처해 있다. Fallen의 사례는 이러한 업계 전반의 고민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케이스로 평가된다.

